삼성전자 회사이야기/반도체 이야기

삼성전자, 하이닉스 적자 위기 + 한국 반도체 걱정..

하멜s 2023. 3. 19. 20:21

요새 한국 반도체 업계 상황이 매우 좋지 않다. 정확히는 반도체 업계의 상황이 다 좋지 못한 것 같다.

 

반도체

 

단순히 검색만 해도 이렇게 위기 관련 뉴스가 가득하다.

 

이유는 단순히 반도체가 잘 안 팔리기 때문이다.

 

뉴스에 따르면 삼성, 하이닉스 모두 조 단위의 적자가 예상된다고 한다.

 

억도 아니고 조다.

 

 

 

 

 

 

21세기의 핵심 부품인 반도체가 왜 수요가 적어졌을까?

 

바로 지금 여러분들도 느끼고 있는 것처럼 경제가 좋지 못하기 때문이다.

 

반도체는 음식에 들어가는 재료가 아니다. TV ,냉장고, 컴퓨터, 저장용 매체, 자동차 등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물건들에 들어가는 부품들이다.

 

근데 세계적으로 경제가 좋지 않고, 이에 따라 사람들은 절약하려고 할 텐데 누가 새 컴퓨터, 새 냉장고, 새 자동차 등을 사겠는가?

 

나도 컴퓨터도 바꾸고 싶고, 핸드폰도 바꾸고 싶지만 가격이 너무 비싸고 경제 상황이 점점 안 좋아지고 있으니 그냥 기존걸 계속 쓰고 있다.

 

그리고 나 같은 사람들이 전 세계적으로 매우 많을 것이므로 당연히 반도체 수요가 줄어드는 것은 당연하다.

 

 

 

 

 

 

실제로 나는 삼성전자에서 일하고 있다 보니, 반도체 상황이 매우 좋지 않다는 걸 직감한다.

 

우선 회사의 방침이 점점 바뀌고 있다.

 

반도체를 생산하는 장비들이 에러가 난다면, 에러가 난 상태로 내버려 두고 주간에 고쳐도 좋으니까 야간 근무자를 최소화하라고 한다.

 

야간 근무자는 기본적으로 주간에 일하는 사람들보다 야간 수당이 붙어서 노동비가 더 나가는데, 이 비용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어차피 반도체 재고는 이미 많이 쌓였고, 팔리지도 않는 반도체를 굳이 계속해서 생산해낼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다.

 

 

 

 

 

 

다만, 나는 이런 노동적인 문제를 떠나서 이제는 우리 한국의 미래가 걱정되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율은 상당하다.

 

비율로만 따지면 국내총생산(GDP)의 5.6%.  총 수출액의 19.4%를 차지한다고 한다.

 

즉, 대한민국 수출의 1/5 정도가 반도체라는 것이다.

 

그런데 대한민국의 반도체 상황은 날이 갈수록 안 좋아지고 있다.

 

일반적인 사람들은 반도체 매출 1위 기업은 삼성전자라고 알고 있어서 한국의 기술력이 엄청나게 뛰어난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어느 정도는 맞지만 사실상 나는 맞는 이야기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반도체는 크게 2가지로 이루어져 있다.

 

메모리 반도체와 비메모리 반도체.

 

메모리 반도체는 쉽게 이야기해서 USB와 같이 단순히 저장하는 반도체를 말하고

 

비메모리 반도체는 사람의 뇌처럼 연산하고 계산하는 반도체를 말한다.

 

당연히 복잡성은 비메모리 반도체가 훨씬 크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비메모리 반도체에서 매우 열악하다. 

 

 

 

 

 

우리나라가 반도체 매출 1위를 할 수 있었던 이유는 메모리 반도체의 판매량이 많아서, 즉 단순히 저장 기능이 뛰어난 반도체를 많이 팔아서 이룰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메모리 반도체와 비메모리 반도체의 시장에서 차지하고 있는 비율을 따지면 3:7 정도로 비메모리가 훨씬 더 시장이 크고, 점점 더 복잡해지는 인공지능 기술 등을 고려한다면 비메모리의 중요성은 압도적이다.

 

그리고 실제로 현재 비메모리 반도체 최강 회사들은 해외에 있는 업체들이다.

 

인텔, 애플, 엔비디아, 퀄컴 등이 대표적이다.

 

삼성전자도 이제 단순히 저장하는 메모리를 넘어서 비메모리 반도체에 뛰어들겠다고 했지만, 아직까지는 비메모리 부문에서는 메인 회사로 자리 잡기에는 매우 힘들어 보인다. 왜냐하면 비메모리 부문에는 TSMC라는 대만 회사가 너무 강력하다.

 

 

비메모리 반도체를 만드는 회사들은 반도체를 설계 할 수는 있지만, 생산할 수는 없기 때문에 위탁생산을 하는 구조이다.

(반도체 설비들이 너무 비싸서 직접 생산을 안 하고 반도체 설계만 하는 것)

 

그런데 비메모리도 열심히 연구하는 삼성전자에 위탁생산을 요청했다가는 기술을 도둑맞을 걱정도 있는데, 누가 삼성전자에 핵심적인 설계를 맡길 수 있겠는가?

 

 

 

 

 

 

실제로 삼성전자도 이런 생각을 하기 때문에 시스템LSI사업부에서 파운드리 사업부를 따로 나눈 것이다.

 

우리는 비메모리 반도체는 LSI사업부에서 할거고, 반도체 생산해달라는 고객의 요구는 파운드리 사업부에 의뢰하면 된다.

고객의 기술과 정보를 훔치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하지만 애플, 엔비디아 같은 굵직한 회사들이 열심히 개발한 비메모리 반도체를 그래도 쉽게 삼성전자에 맡길 수 있을까?

 

TSMC라면 걱정 없이 가능하다.

 

TSMC는 메모리 반도체를 투자하지 않는다. 즉, 비메모리 반도체 설계 도면만 주면  그냥 그대로만 만들어주는 회사이다보니 비메모리 고객사들로부터 능력도 인정받고, 기술이 도난 당할 위험도 없다.

 

그래서 앞서 말한 해외 기업들은 실제로 TSMC에 위탁생산을 대부분 맡기는 편이고 이에 따라 TSMC와 삼성의 격차는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

 

 

 

 

 

 

 

그런데 이제는 미국의 정책도 한국의 반도체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미국이 보조금을 지급해준다고 해서 건설 계획도 다 발표하고 했는데, 이제는 보조금의 조건이 너무나도 압박이다.

 

1. 과도하게 초과 이익이 생기면 보조금을 최대 75% 환수

 

2. 미국에 반도체 생산시설 접근권을 제공

 

3. 중국 등의 나라에 반도체 제조시설 확장을 금지.

 

등등 쉬운 조건이 단 하나도 없다.

 

 

 

 

 

 

 

 

 

이러한 문제들을 뚫고 한국의 반도체 기업들이 어떻게 발전할 수 있겠느냐는 의문이 들지만.. 잘 해내기를 기도해본다.

 

 

 

(그래야 내 보너스도 주지.. 힘내라 대한민국 반도체)